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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예술이야기

392일, 세계 최장기간 단식한 남자 앵거스 바비에리

by brilliantkorean 2024. 3. 13.

목차

    392일, 세계 최장기간 단식한 남자 앵거스 바비에리

    The best of all medicines is resting and fasting.
    모든 약 중 가장 좋은 것은 쉬고 단식하는 것입니다.
    - Benjamin Franklin
    - 벤자민 프랭클린

    비만인이나 당뇨인이 체중과 혈당 조절을 위해 정보를 모으다 보면 언젠가 꼭 만나게 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자가 포식(autophagy, 오토파지)이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스스로를(auto) 먹는다(phagein)'는 뜻에서 나온 개념으로, 2016년 일본의 과학자 오스미 요시노리(大隅 良典)는 바로 이 자가포식의 메커니즘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자가 포식(autophagy)의 개념을 발견한 생물학자 오스미 요시노리(大隅 良典) - 출처 : BBC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필수 미네랄과 비타민만을 보충하며, 단식, 절식 등 적은 양의 음식물만 섭취할 경우 몸이 스스로 변형되거나 손상된 세포, 염증 등을 먹어치워 없애고, 궁극적으로 노화나 파킨슨병, 헌팅턴병, 치매 등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학설입니다.

    그런데 이 학설이 나오기 50년 전에 이미 392일이라는 엄청난 기간동안 단식하여 인상적인 체중 감량을 이루어 낸 사람이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앵거스 바비에리(Angus Barbieri)라는 사람입니다.

    역대 최장기간 단식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남자, 앵거스 바비에리

    아고스티노 앵거스 쥐세페 아 바비에리(Agostino "Angus" Giuseppe A Barbieri)는 1939년에 태어나 1990년 9월 7일에 사망한 스코틀랜드 사람입니다.

    스코틀랜드 테이포트 출신의 당시 27세 바비에리 씨는 심각한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 던디에 있는 메리필드 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의사의 감독 하에 위장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소량의 필수 영양분만 공급하는 단식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의사의 주장대로 짧은 단식만을 계획했지만 의외로 그의 몸이 단식 상황에 잘 적응했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 체중 감량에 대한 열망으로 단식 기간은 예기치않게 늘어났습니다.

    물론 의사가 그의 건강 상태를 꼼꼼하게 모니터링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는 1965년 6월 14일 부터 1966년 7월 11일까지 392일간 단식하여 '역대 최장기간 단식을 한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올랐습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의 체중은 456파운드(약 207kg)로, 총  276파운드(약 125kg)을 감량하여 목표 체중인 180파운드(약 82kg)까지 감량한 뒤 단식을 중단했습니다.

    역대 최장기간 단식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남자, 앵거스 바비에리
    체중 감량 전후의 앵거스 바비에리 씨 - 출처 : Zaid K. Dahhaj

    그는 단식 기간동안 비타민, 전해질, 적당량의 효모로 모든 필수 아미노산을 공급받았으며, 차, 커피, 탄산수 등 칼로리가 없는 음료만 섭취했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단식의 마지막 몇 주 동안 음료와 함께 소량의 우유 및 설탕을 섭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낮은 포도당 수치는 굶주린 사람으로 간주할 경우 정상 수치 범위 내 였지만 앵거스 바비에리 씨의 혈중 포도당 수치는 매우 낮아진 상태를 꾸준히 유지했기에 우려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의 혈당수치는 부작용 없이 마지막 8개월 동안 1.7mmol/l(30mg/dl)까지 낮아졌습니다.

    단식이 끝날 무렵에는 때때로 저혈당 증상이 전혀 없이 1.1mmol/l(20mg/dl)까지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이 수치는 목표 혈당을 5mmol/l(90mg/dl)로 설정하고 인슐린을 주사하는 당뇨병 환자에게 적용할 경우 의학적 응급 상황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앵거스 바비에리 씨의 얼굴 부분만을 확대해 비교한 사진 - 출처 : ocdiabetic
    앵거스 바비에리 씨의 얼굴 부분만을 확대해 비교한 사진 - 출처 : ocdiabetic

    그가 단식을 끝내고 처음으로 먹은 아침 식사는 계란 하나, 버터를 곁들인 빵 한 조각, 블랙 커피 한 잔이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평범한 삶을 살았고 1990년 51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단식 후에 그는 체중이 7kg밖에 늘지 않았습니다.

    1971년 체중 감량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지만, 극단적 단식은 현대에 이르러 체중 감량을 위한 안전한 방법으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 이런 시도를 따라할 것을 우려해 기네스북에서는 단식에 관련된 도전을 더 이상 기록하지 않습니다.

    체중 감량 후의 앵거스 바비에리 씨 - 출처 : La Vanguardia
    체중 감량 후의 앵거스 바비에리 씨 - 출처 : La Vanguardia
    체중 감량 전 자신이 입었던 바지 안에 '들어간' 모습. 한 명이 더 들어가고도 남을 것 같다. - 출처 : unilad
    체중 감량 전 자신이 입었던 바지 안에 '들어간' 모습. 한 명이 더 들어가고도 남을 것 같다. - 출처 : unilad

    다만 이렇게 극단적인 단식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위험할 수 있는 행동이기에 집에서 단독으로 이런 행위를 시도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의사의 관리 하에 이루어지는 치료 단식은 비만 환자에게 안전한 치료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무리하게 단식을 이어가다 심부전이나 사망으로 이어진 사례도 많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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