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롱불, 등잔, 등불, 요술 램프에 대한 이야기

호롱불, 등잔, 등불, 요술 램프에 대한 이야기

원시적인 형태의 '불그릇', 호롱불 '등잔'

풍전등화(風前燈火) 뜻과 의미

풍전등화(風前燈火) 뜻과 의미 - 출처 : 동아일보

알라딘에서 램프(Lamp)의 요정 지니가 나오는 물건, 요술 램프의 원래 이용 방법

세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와 요술 램프, 디즈니 애니메이션 만화 알라딘(Aladdin) - 출처 : 디즈니+, 나무위키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 알라딘(Aladdin)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신비한 마력을 지닌 요술 램프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이 물건을 원래의 용도인 등잔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사람은 이것이 왜 램프(Lamp)라고 불리는지 이해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등유를 사용해 불을 켜서 집안을 밝히는 개념 자체가 아예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고, 형태로 유추해 주전자 같이 음용 액체를 담아 두었다가 따라서 마시는 용도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램프란 말 그대로 불을 켜기 위해 기름, 등유(燈油, Lamp oil, 캐러신 Kerosene, 파라핀 Paraffin)를 담는 '불 그릇'으로, 기름이 한꺼번에 타지 않고 심지를 통해 조금씩 타며 주변을 밝히는 등기구입니다.

전기로 작동하는 전등(電燈)을 기본적인 인프라로 여겨 어디에나 설치되어 있고, 어두운 밤길을 다닐 때에도 손전등을 사용하는 현대 대한민국에서는 이제 이런 형태의 직화형 등기구를 볼 일이 거의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전기로 등불을 밝히는 것이 너무 익숙해, 실제 불(火, Fire)을 붙여 빛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 거의 없다. - 출처 : electriceng, 예스24

'등잔(燈盞)'은 불밝힐 등(燈)자에 그릇 잔(盞)자를 쓰며, 순 한국어 우리말로는 '호롱불'이라고 표현합니다.

주전자처럼 생겼지만 기름을 담고 심지를 꽂아 불을 붙이는 등잔이다.

심지를 꽂은 등유 램프에 불을 붙인 모습. 기름이 흘러나오거나 불이 옮겨붙을 수 있기 때문에 주전자처럼 손잡이를 한 손으로만 들고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 한 손은 손잡이를 잡아 균형을 유지하고, 다른 손은 아랫쪽을 받쳐 들어 이동한다.

Vintage Genie Oil Lamp || Video 01 Woody's Hobbies

실제 램프에 불을 붙이는 모습 동영상

한국의 전통적인 등잔 형태

조선시대에 사용했던 전통적인 한국식 등잔의 형태

전통적인 한국식 등잔의 형태와 구조

우리의 불그릇, 등잔 국립민속박물관 - 유튜브 영상 홍보

그동안 주자로 잘못 알려졌던 국보 91호, 신라시대 도기 또한 등잔이다

그동안 음용 액체를 따라 마시는 주전자로 오해되어 온 국보 91호,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陶器 騎馬人物形 明器)의 본래 용도는 등잔이다.

'기마인물상도기'는 주전자가 아니라 등잔이다. - 출처 : 우리문화신문

기마인물상도기와 주전자 부리의 측면 각도 (이뮤지엄) - 출처 : 우리문화신문

관솔심지 등잔실험 - 출처 : 우리문화신문

'등잔 밑이 어둡다' 뜻과 의미

등하불명(燈下不明) - 등잔 밑이 어둡다. 등불 바로 아래는 밝지 않다. 자기 바로 앞의 것도 때로는 잘 모를 수 있다는 뜻이다.

낮등불 뜻은?

예전에는 자주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잘 사용되지 않는 단어, '낮등불'이라는 말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됩니다.

등유에 심지를 꽂아 불을 밝히는 등불의 빛은 태양광에 비해 매우 초라하고 어둡습니다.

낮에 불을 켜두는 것은 귀한 등불용 기름을 쓸데없이 낭비하는 행위이며, 어떤 행동에 대해 '낮등불 같은 짓을 한다'라고 표현하면 '쓸데없는 짓을 한다, 무의미한 행동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일본 만화 간츠(Gantz)에서 나오는 표현, 낮등불(昼行灯, ひるあんどん, 히루안돈)은 같은 학급의 급우들과 선생님이 주인공 쿠로노 케이를 존재감이 희박하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비하하기 위해 낮잡아 부르는 모멸적인 용어로 사용되었다. 일종의 집단범죄에 속하는 이지메 왕따행위다. - 출처 : superkj2

'그 친구 낮등불이더구만'과 같은 식으로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사용하면 태양이 내리쬐는 가운데 보잘것 없는 불빛을 과시하려는 모습처럼 비꼬는 표현으로 사용되며, 모두가 아는 상식을 본인만 아는 특별한 지식인 양 드러내려 하는 과시욕 충만한 모습을 보았을 때 조롱하려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특히 지식과 배움 그 자체를 숭상하는 한국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함이 아니라 아는 척을 하며 자신이 무언가를 안다는 사실을 '뽐내는 행위'는 경멸의 대상이 되어왔기에, 자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경계하게 하기 위해 '낮등불처럼 굴지 말라'는 말이 전해져 옵니다.

도서 '은근한 잘난 척에 교양 있게 대처하는 법' 책의 일부분 - 출처 : mnluck

그러나 서양 문화권에서는 동양에서 낮에 등불을 켜는 행위를 바라보는 것과 약간 다른 느낌을 가집니다.

서구권에서 낮등불은 '진실된 자(Honest Man)'를 상징합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로 알려진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 디오게네스(BC 410 ~ BC 323)는 낮에 등불을 켜서 들고다니는 퍼포먼스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조롱하던 사람들이 그에게 왜 밝은 낮에 등불을 켜고 다니냐고 묻자, 그는 "사람다운 사람, 진실된 사람을 찾기 위해서요."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일종의 행위예술과 같은 이 행동은 항시 정직한 사람이 얼마나 드문가에 대한 경계를 줍니다.

우리는 이 일화를 들으며 스스로에게 되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참되고 정직한 인간일까요?

정직한 사람을 찾는 디오게네스(Diogenes Searching for an Honest Man), 그림 Jacob Jordaens(1593-1678), 1642년 作. - 출처 : wikipedia

정직한 사람을 찾는 디오게네스 조각상 (터키어 : Diyojen Heykeli), 터키 시노프에 설치된 디오게네스의 석상. 기원전 5세기 당시 해당지역은 시노페로 불렸으며,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살아서 활동했다고 알려져 있다. - 출처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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