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페르시아 제국 왕자의 교과서, 샤나메(شاهنامه)
지금 이란이라고 불리는 지역은 예로부터 페르시아였습니다.
1935년에 대외적으로 우리를 이란이라 불러달라고 요청한 이후 현재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라는 명칭으로 굳어졌습니다.
'이란'이라는 말은 '아리아인'을 뜻합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한민족', '배달민족' 등으로 부르는 것과 같이, 이란인들은 페르시아 제국 시절부터 스스로를 '아리아민족'인 이란인이라고 칭해왔던 것입니다.
'샤나메'란 페르시아어로 '왕의 책'이라는 뜻을 가진 대하 서사시입니다.
실제로 페르시아 왕실에서 왕자들을 교육할 때 사용했던 교과서이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서기 977년부터 1010년 사이, 이란의 시인 피르다우시가 무려 33년에 걸쳐 쓴 대작으로, 창세부터 시작해 7세기 이슬람교가 유입되기 전까지 이란의 신화와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6만 구절에 해당하는 방대한 양을 자랑하며, 거의 순수한 페르시아어로 쓰여졌습니다. 덕분에 아랍어의 영향을 받아 변형된 페르시아어를 복원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샤나메가 없었다면, 페르시아 지역의 오래된 구전설화, 수많은 신화와 각 왕조의 역사, 당대 위세를 떨쳤던 조로아스터교에 대한 정보들 또한 없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샤나메는 이 지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란의 역사와 신화를 버무린 책
샤나메는 페르시아인들에게 최고의 문학적 명작으로 인정받는 책입니다.
이란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 고대의 신앙을 광범위하게 아우르는 이 작품은 네 왕조에 걸친 수십명 왕들의 치세를 기술하고 있으며,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하고있지만 신화가 버무려졌기에 문학적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하는 작품입니다.
또한 다양한 영웅들의 사랑 이야기와 무용담 등 영웅서사시의 형태를 띠기도 합니다.
인간의 생애를 관통하는 진리와 격언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샤나메'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는 영웅 루스템과 그의 아들 소랍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루스템은 샤(왕)에게 영토를 받아 샤를 위해 싸우는 '펠리바'입니다. 샤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적들을 무찌르는 루스템은 자신의 아들 소랍과 운명적인 대결을 하게 됩니다.
서로가 부자임을 모른 채 전쟁터에서 만난 두 사람은 싸우다가 결국 루스템이 아들인 소랍을 죽이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인간의 운명과 희생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하게합니다.
샤나메는 방대한 서사시로, 전통적인 페르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이란인들에게는 민족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상징합니다.
샤나메는 이란의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어, 이란 사람들이 그들의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샤나메는 중동지역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상당히 존중받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고대 광대한 제국을 세웠던 페르시아의 신화와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는 오늘날의 이란뿐만 아니라 주변국들인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등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다른 지역에서도 중요하게 취급됩니다.
이란인들의 정신적 아버지, 아볼 카셈 피르다우시
935년 투스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피르다우시(페르시아어 - فردوسی)는 페르시아 문학의 최고봉으로 인정받는 서정시인이며, 호메로스와 비견되기도 하는 중세 문학사의 거장입니다
그는 샤나메의 대 주제로 이란인과 투란인(투르크인)들의 대결구도를 그리고 작품 속에서 투란인들은 사악한 존재로 표현합니다. 이란인인 왕의 후원을 받아 저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고, 본인 스스로도 이란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를 후원하던 왕이 죽고난 뒤, 투란인 왕인 '술탄 마흐무드'가 페르시아를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작품 속에서 투란인들이 악독하게 묘사되는 것을 알고도 술탄 마흐무드는 피르다우시에 대한 후원을 지속했고, 오랜 시간 끝에 샤나메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술탄 마흐무드는 작품의 규모와 역사적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피르다우시는 평생에 걸친 대작에 비해 술탄이 지급한 액수가 불만족스럽다는 이유로 격렬하게 화를 냈고, 도시를 떠나 유랑하며 살다가 고향에서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이란 지역
이란 지역은 대한민국 건국 초기부터 많은 교류와 우호관계가 있었던 곳입니다.
1977년 이란의 수도였던 테헤란 시장이 서울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테헤란 시와 서울시는 자매결연을 맺게 되었고, 이로 인해 서울에 '테헤란로'라는 길이 생긴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이후 국제 정세에 의해 다소 소원해지긴 했지만 이란은 여전히 우리나라에 중요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샤나메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책이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TV 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에서 강연자로 나온 조승연씨가 언급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천년을 뛰어넘은 명작 '샤나메'를 통해 우리에겐 낯설기도 한 이란 지역의 역사와 신화를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자가 쓰여있는 국기들 모음집.jpg
사상 최대의 한파를 맞이하는 부산의 끔찍한 상황
국가 위기 상황에 국회의원 월급 170% 셀프 인상한 아르헨티나
보라색 간장게장 등장, 독살 음모에 휩싸인 경종 죽음의 비밀이 풀렸다
'재미있는 예술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바후발리의 모티브가 된 신화 - 마하바라타와 바가바드 기타 (1) | 2023.11.04 |
---|---|
스트레이 키즈, '매니악' 성공적인 월드투어 콘서트 마무리 (1) | 2023.11.03 |
'꽃의 이중창'과 오페라 라크메 줄거리 (2) | 2023.11.02 |
국방일보 1면에 BTS 진 응원광고를 낸 일본 ARMY들 (2) | 2023.11.01 |
오페라 나비부인 기본정보 - 줄거리와 배경 (3) | 2023.11.01 |